크리스티안 짐머만(혹은 지메르만, Krystian Zimerman, 1956 - )
폴란드 태생의 피아니스트.
1975년 쇼팽 콩쿨 1위를 한뒤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간 최고의 피아니스트 짐머만(혹은 지메르만).

쇼팽의 위대한 전통을 계승하는 크리스티안 짐머만은 1975년 쇼팽 콩쿠르에서, 협주곡을 다루는 본선에서 우승했을 뿐만 아니라 마주르카 상과 폴로네이즈 상까지 수상하여 음악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선명한 터치와 적절한 페달 사용으로 감각적인 음향과 완벽한 기술의 조화를 이루던 초기에는 쇼팽 작품을 위주로 녹음하였으며, 카랴얀이나 번스타인과 함께 한 브람스와 슈만, 그리그 등의 협주곡들도 훌륭한 연주로 인정받았다.

짐머만의 음악수업은 1975년 이전까지 조국인 폴란드에서 이루어졌다.

카토비체 음악원에서 야신스키를 사사한 그의 음악은 확실한 리듬감과 기교를 바탕으로 삼고 있었으나, 유럽 음악계에 등장한 이후에는 좀더 긴 호흡과 여유있는 터치를 통해 음악 세계를 넓혔다.

협주곡 위주의 웅장한 연주에서 진일보해서 쇼팽의 네 개의 발라드 연주라든지 드뷔시의 전주곡 1, 2집을 통해 접하는 그의 연주는 이전의 들뜬 분위기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원숙해진 그의 음악관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짐머만"이란 이름이 더 익숙하게 들려오나 폴란드 출신인 그는 폴란드식 발음인 '지메르만'이라고 불리길 더 원한다고 한다.

1956년 12월 5일, 폴란드 자브제에서 태어난 크리스티안 짐머만은 아버지로부터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후 7살 때에는 카토비체(Katowice) 음악원에서 안제이 야진스키(Andrzej Jasinski) 교수에게 정식으로 피아노를 사사하였다. 이미 소년 시절부터 폴란드 국내에서 실시된 여러 콩쿠르를 석권하였던 짐머만이 대망의 쇼팽 콩쿠르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음악원을 장학생으로 졸업하던 바로 그 해였다.

1975년 가을, 짐머만은 폴란드에서 열린 제 9회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였고, 금메달과 <마주르카 상>, <폴로네이즈 상>을 받아 화려하게 세계 피아노 음악계에 등장했다. 이 때의 나이는 불과 18세로 쇼팽 콩쿠르 역사를 통해서 가장 나이 어린 우승자로 기록된다.

게다가 이 콩쿠르가 폴란드에서 열리는 것인데 정작 폴란드 출신의 우승자는 제 4회(1949년) 때의 체르니 스테판스카(Halina Czerny-Stefanska )와 제 5회(1955년) 때의 아담 하라셰비치(Adam Harasiewicz)에 그쳤을 뿐, 이후 20년간 외국인의 차지가 되고 있었다. 따라서 짐머만의 우승은 폴란드인에 의한 20년만의 쾌거라는 의미를 갖는 것이었고, 그래서 더욱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다른 우승자들과 마찬가지로 짐머만의 연주가로서의 전도는 쇼팽 콩쿠르의 우승으로 보장받았고, 예상했던 것처럼 유럽 여러 도시에서, 일본을 비롯한 동양에서 그의 무대는 빛나는 광채로 장식 되었다. 곧 바로 짐머만은 도이치크라모폰과 녹음 계약을 맺고 서유럽과 미국, 일본, 라틴아메리카를 무대로 활약하면서 그의 피아노를 직접 동반하며 전세계 연주여행을 다녔다.

그가 그의 피아노를 동반하게 된 것은 그가 음악을 배웠던 카토비체에서 얻은 피아노 건축 기술에 대한 나름대로의 지식과 함부르크에 있는 스타인웨이 피아노 사와의 영구적인 협력관계에 의한 것 때문이다. 특히 그는 음향학과 홀 구조학, 악기 구조학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최근 10여년간 독주회에 자신의 피아노와 조율사를 동행하고 있다.

그는 세계적인 음반사인 도이치 그라모폰과 24년이 넘도록 계약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레이블을 통하여 그간 30여장의 음반을 출시하였고 세계적 권위의 음반상을 다수 수상하였다. 그는 투명한 음색과 세련되고 사려깊은 음악적 테크닉뿐만 아니라 쇼팽 음악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음악 평론가들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아담 하라셰비치라는 엄청난 거장이 그 동안 폴란드의 피아노를 대표했다고 한다면 짐머만은 다음 세대의 폴란드를 탄주하는 피아니스트로서 착실히 그의 길을 가는 연주가로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그가 연주하는 쇼팽이야말로 "견줄 데 없을 만큼 시적이고 환상적"이라는 세평(世評)은 주목할만한 것이다.

리사이틀의 주인공으로서, 콘첼토의 독주자로서 다망한 연주활동과 레코딩을 계속해 온 짐머만은 실내악 분야에서도 알찬 수확을 거두고 있다. 그의 전문적 레퍼토리는 역시 쇼팽이긴 하지만 고전에서 현대곡에 이르는 폭넓은 연주를 하고 있다. 그의 디스코그라피(Discography)에서 발견되는 모차르트, 브람스, 스트라빈스키가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원래 쇼팽 음악을 중시하였지만, 그는 완벽한 기교로 전 영역의 피아노 레퍼토리를 섭렵할 수 있는 진정한 비르 투오조로서의 자신을 세워가고 있다.

짐머만은 완성도 높은 연주를 위해 연간 연주회수를 50회 이내로 제한하는 엄격한 자기관리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 해에 많아야 50회의 연주회를 가지며, 이 마저도 실내악단과 마스터 클래스(Master Classes)를 합친 것이다. 현재 그는 부인과 두자녀와 함께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연주와 실내악 활동, 그리고 학생 지도에 그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짐머만의 완벽주의에 대한 다음과 같은 몇가지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첫째는 짐머만은 우리나라 바이올리니스트인 정경화와 레스피기 바이올린 소나타를 녹음하였는데, 완벽한 소리를 구현하기 위해 피아노의 위치를 10번이나 넘게 바꿔 녹음했다고 한다. 이에 정경화는 지쳤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 이러한 완벽주의 때문에 앨범 하나 녹음하는데 8년이 걸렸다는데, 짐머만은 앨범 완성을 마치고 정경화에게 "쌩큐~" 한마디만 날렸다고 한다.


둘째는 음반 녹음을 진짜 안하기로 유명하다.
전설의 '은둔형' 피아니스트 '미켈란젤리'와 맞먹는 급이다. 그는 완벽한 연주에 다다르지 않는 이상 절대 음반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그가 연주한 대부분의 음반들은 결정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셋째로 그는 완벽주의자면서도 겸손하다.
그가 연주한 일부 앨범을 완벽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그 스스로 폐반시켜버렸으며, 유명한 비르투오조가 극찬한 그의 앨범 또한 폐반시켜버렸다. 피아니스트의 전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짐머만이야 말로 브람스 연주의 대가"라고 칭찬했는데, 이 말을 들은 짐머만은 바로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앨범을 폐반시켜버렸다고 한다.

넷째로 짐머만은 오케스트라 킬러로도 유명하다.
그는 연주 뿐만 아니라 지휘 활동도 많이 했는데, 그의 지휘 하에 있는 단원들은 항상 그의 완벽함에 많이 지쳤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완벽주의 끝에 만들어진 연주는 불세출의 명반으로 자리잡고 있다.



■ 앨범

01. Rachmaninov - Piano Concertos No 1 & 2 / Zimerman, Ozawa, Et Al
Boston Symphony Orchestra,
Seiji Ozawa, Conductor,
Krystian Zimerman, Piano


02. Brahms - Piano Concerto No 1 / Zimerman, Rattle, Berlin Po
Berlin Philharmonic Orchestra,
Sir Simon Rattle, Conductor,
Krystian Zimerman, Piano


03. Lutoslawski - Piano Concerto, Etc / Mutter, Zimerman
BBC Symphony Orchestra,
Witold Lutoslawski, Conductor,
Krystian Zimerman, Piano
Anne-Sophie Mutter, Violin
Phillip Moll, Piano


04. Schumann, Grieg: Piano Concertos / Zimerman, et.al
Berlin Philharmonic Orchestra,
Herbert von Karajan, Conductor,
Krystian Zimerman, Piano


05. Chopin - Piano Concertos No 1 & 2 / Krystian Zimerman, Et Al
Polish Festival Orchestra,
Krystian Zimerman, Conductor,
Krystian Zimerman, Piano


06. Ravel - Piano Concertos, Etc / Zimerman, Boulez, Et Al
Cleveland Orchestra, London Symphony Orchestra,
Pierre Boulez, Conductor,
Krystian Zimerman, Piano


07. Liszt - Piano Concertos 1 & 2, Totentanz / Zimerman, Ozawa
Boston Symphony Orchestra,
Seiji Ozawa, Conductor,
Krystian Zimerman, Piano


08. Liszt - Sonata In B Minor, Etc / Krystian Zimerman
Krystian Zimerman, Piano


09. Debussy - Preludes / Krystian Zimerman
Krystian Zimerman, Piano


10. Beethoven - The Piano Concertos / Zimerman, Bernstein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Leonard Bernstein, Conductor,
Krystian Zimerman, Piano


쟈료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