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태생의 프랑스 피아니스트.
죄르지 찌프라(Georges Cziffra, 원명은 Gyorgy)는 보통 '조르쥬 치프라', 조르지 시프라' 등으로 불리나 헝가리식으로 부르는 것을 본인이 희망했음으로 그에 따른다.

찌프라는 1921년 11월 5일,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다.
집시의 혈맥을 이은 중류가정에서 태어나 음악가였던 아버지로부터 피아노를 익혔다. 그의 나이 9세 때인 1930년,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 입학하여 도흐나니(Erno Dohnanyi)에게 사사하였다. 이후 12세 되던 해부터 천재소년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제2차대전이 발발하자 4년 동안 병역에 복무하게 되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부상당하여 후퇴하다가 포로가 되어 1년 동안 포로 수용소에 갇혀 있었다.

1947년 방면되어 귀국했는데, 1950년까지 부다페스트 술집에서 피아노를 치며 궁핍한 생활을 했다. 같은 해, 국외탈출을 기도하다가 정치범으로 투옥되어 3년의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1953년 부다페스트에서 클래식 음악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가, 1956년 헝가리 동란 때 가족과 함께 서방세계로 망명했다. 망명 당시 가족들과 함께 오스트리아 빈까지 도보로 갔다고 한다.

찌프라는 국내 및 해외 연주 콘서트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었고, 1955년 헝가리 예술가의 최고의 영예인 리스트상을 받았다. 이는 작곡가 이외의 연주자에게 주어진 최초의 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찌프라는 50년대에 국내외의 정치적 혼란과 억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망명하여 1968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여 연주 활동을 계속했다. 그후 말년에는 이렇다 할 만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1994년 1월 15일, 73세를 일기로 쓸쓸하게 타계했다.

찌프라는 빈과 파리의 데뷔에서 대단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고, <리스트의 재래(再來)>라는 격찬을 받았다.

그뒤 1968년 파리에 정착하여 유럽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였고, 그와 이름이 같은 아들 또한 지휘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흔히 뛰어난 연주자를 누구 누구의 재래라고 말하나 그 표현이 적중되지 않는 예가 많다. 그러나 찌프라의 경우에는 그러한 표현이 당연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찌프라의 호쾌한 기교에는 단지 아연할 뿐이며, 표현과 해석이 어떻고 하기 전에 압도되어서 외경에 가까운 느낌을 받게 된다.

그는 하루에 꼭 7시간씩 연습한다고 하는데, 그런 것이 그와 같은 대시대적인 음악성을 낳는 밑받침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찌프라는 리스트의 후예라고 찬사를 받을 만큼 스케일이 웅대하고, 경이적인 테크닉의 소유자로 평가되고 있다. 슈만, 쇼팽 등 19세기 낭만파의 레퍼토리를 전문으로 했으며, 특히 리스트 연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역량을 과시했다.

그는 강인한 팔의 스프링과 잘 달련된 손가락힘으로 예리하고 깨끗한 윤곽, 힘찬 에너지를 응집하면서 거장풍의 연주를 들려주었으나, 때때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다혈질적인 성격과 지적인 성숙도가 떨어져 깊이가 요구되는 작품을 해석하는 데 아쉬움도 있다.

그가 남긴 레코드는 상당히 많은데 역시 리스트가 가장 좋으며, 1960년대 초반에 음반을 많이 남겼다.

반데르노트 지휘와 필하모니아 관현악단 연주에 의한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피아노 협주곡 제2번>, <헝가리 환상곡> 결합반,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전 19곡, 찌프라 2세(죄르지 찌프라의 아들로 이름이 같다)의 지휘와 파리 관현악단 연주에 의한 <죽음의 무도> 외(外)가 결정적인 명반이다.

특히 마자르족 특유의 토속적인 리듬감을 절묘한 루바토와 육중한 페달링을 동반한 힘찬 다이내믹으로 표출시킨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은 집시의 후예자로 알려진 찌프라의 진면목을 여실히 드러낸 열연이며, 이 음반은 디아파종지 선정 황금상을 받은 명연이다.

<찌프라 에디션>은 낭만적 작품의 한계 밖에서 찌프라의 진지하고 일관된 접근을 느끼게 하지만, 개성이 너무 강한 연주가 많아 기호에 따라 옥석이 뚜렷히 구별되기도 한다.

늠름하게 테크닉의 전부를 다한 그의 자세는 기술이 하나의 예(藝)로서 예술의 일각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밖에 라벨의 <소나티네>, 쇼팽의 <발라드 제4번>, 발라키레프의 <이슬라메이>, 리스트의 <숲의 속삭임> 결합반, 찌프라 2세의 지휘와 부다페스트 필하모니 관현악단 연주에 의한 프랑크의 <교향변주곡>도 명연주다.


자료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