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스 세고비아(Andres Segovia, 1894~1987)
많은 기타리스트의 이름 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안드레스 세고비아는 1893년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태어나서 1987년 마드리드에서 사망하였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기타의 선율을 좋아했고 10세부터 독학으로 기타를 공부하여 기타를 시작한 지 4년만인 14세에 그라나다에서 데뷔하고, 1916년 마드리드의 아테네오 극장에서 정식 데뷔한 이래 1918년 중 남미 순회, 1924년 파리 데뷔 등 구미의 여러나라로 연주여행을 하면서 기타 음악의 보급에 힘썼습니다.

그는 기타의 약점인 작은 소리를 극복하기 위하여 손톱과 살을 적절히 사용하는 주법을 개발하였고, 후에 많은 기타리스트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그의 업적은 연주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많은 현대 작곡자들에게 자극을 주어, 많은 기타곡을 작곡하게 하였으며, 이는 현재 기타 레퍼토리 중에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고비아 자신도 기타를 위한 작품으로 "5 necdotes", "Estudio sinLuz" 등의 작품을 클래식 기타의 레퍼토리로 확장시켜 기타의 연주회용 독주 악기로서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습니다.

세고비아는 원곡을 살리면서 기타의 분위기와 이에 맞도록 재구성하는데 능했습니다. 그 중 바하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D장조 중 샤콘느의 편곡은 백미로 꼽히는데, 세고비아 자신도 자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에 하나가 샤콘느를 편곡하여 초연하였을 때라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20세기 기타리스트 중에 세고비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세고비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습니다.
이는 현재 유명한 연주자들이 거의 세고비아에게 배운 경험이 있다는 사실이 증명해 줍니다.세고비아의 연주는 상당히 주관적이어서 개성이 강하고 낭만적이며 소리는 대체적으로 무겁습니다.그의 음색은 보통 굵고 풍부하여, 잦은 비브라토의 사용으로 소리에 윤기를 띠기도 합니다.

또한 그는 알아이레 주법을 사용할때는 살끝으로 줄과의 잡음을 최소화하며, 아포안도에서는 살과 손톱을 동시에 탄현에 이용하여 부드러운 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의 레코드는 1952년부터 1972년까지의 SP녹음이 일본 MCA와 미국 MCA에 의하여 CD 16개분의 전집으로 나와 있는데, 이 중 1957년까지의 연주는 Mono로 연주된 것입니다.

이외에도 몇장의 음반이 EMI레이블로 소개되었습니다.

모두 그의 섬세하면서도 낭만적인 소리의 깊은 호소력을 실감할 수 있게 해줍니다.
금세기 초에 활약하였던 스페인의 저명한 음악가 루이스 미류트는 타레가를 찬양하는 글 속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작곡가로서의 타레가는, 페르난도 소르의 위치에는 이르지 못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기타의 진짜 위대한 면을 발견해낸 것은 타레가라고 생각합니다."

타레가의 예를 들어 세고비아를 말함은 무리가 있겠으나, 이 문장 속에 나타나는 "기타의 위대한 면"을 실현한 것이 세고비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기타라는 악기가 고유의 노래하는 기타의 음을 내지 않을 때, 그럼에도 기타라고 할수 있을 것인가? 오늘날 기타계에는 "향이 없는 커피"와 같은 상황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세고비아는 그 자신이 기타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는" 인물로 자기 자신을 생각하였습니다. 초월적인 테크닉, 독특하고 매력적인 톤, 이것들은 그의 신체의 거대함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손의 거대함과 관계가 있습니다.

그의 양손은 마치 글러브와 같아서 오른손의 지두는 충분한 압현이 가능했습니다. 그 결과는 매우 달콤한 음색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특히 그의 왼손은 실로 은혜로운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기타를 지판상에서 압현할 때, 플렛 가까이에서 압현함은 상식이며, 어느 교본에나 언급되고 믿는 내용입니다.

이것은 사실상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이나, 세고비아의 경우는 그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사실상 없었습니다.

그의 손가락이 매우 굵었으므로, 플렛중에 손가락을 대어도 플렛 가까이에 지두가 놓이는 효과를 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플렛 위에 손가락이 놓여도, 결코 찍찍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지두가 굵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그의 전성 시대에, 연주회에서 찍찍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았던 사람은 세고비아 뿐이었습니다. 이런 점이 바로 세고비아의 신체상의 장점이었습니다.

크라이슬러는
"세계에는 참으로 위대한 현악주자가 두명있는데...이들은 카잘스와 세고비아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세고비아가 한말중에 가장 인상깊은 것은 '나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보다 감동을 주는것이 더 좋다.' 안드레스 세고비아(Andres Segovia)는 언젠가 한 인터뷰에서 금세기 또 한사람의 유명 음악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기타 소리는 작지만 멀리까지 울린다고 했던 스트라빈스키의 말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 표현은 세고비아 본인에게 꼭 맞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다른 어떤 악기 하나에서 어떤 연주가 한 사람이 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루어낸 것입니다.


쟈료 출처 : 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