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리히터(Karl Richter, October 15, 1926 ~ February 15, 1981)
독일 태생의 오르가니스트이자 쳄발리스트, 지휘자.
칼 리히터는 당대 초일류급의 바흐 지휘자였으며, 천재적인 오르가니스트 및 쳄발로 주자였다. 그는 1926년 10월 15일 독일의 작센의 프라우엔(Plauen)에서 태어났다. 그의 일족은 대대로 훌륭한 오르가니스트들을 배출한 집안이었다.

그의 부친은 지방의 목사였는데 그가 어렸을 때 별세했으며, 이후 그의 어머니는 아들 칼의 음악 공부를 위하여 프라이부르크로 이사했다. 1936년에 드레스덴의 십자가 신학교(Dresdner Kreuzchor)에 들어갔으며, 동시에 이 학교의 십자가 성가대의 단원이 되었다. 그는 이곳에서 종교 음악에 친숙해지기 시작했으며,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공부하였다.

1946년 라이프치히 국립음악대학교에 입학하여 당대 오르간의 대가였으며,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였던 카를 슈트라우베(Carl Straube), 오르간 주자와 합창 지휘자로서 바흐의 권위자였던 루돌프 마우에르스베르거(Rudolf Mauersberger), 오르가니스트이자 합창 지휘자였으며 뒤에 슈트라우베의 후계자로서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에 취임한 귄터 라민(Gunther Ramin) 등의 당대 유명한 음악가들을 사사했다. 여기에서의 공부가 그에게 종교음악에 대한 학식을 깊게 했으며, 바흐에 대한 조예를 심화시켰다.

1947년부터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의 오르간 주자를 맡았고, 1949년에는 교회음악을 위한 국가시험에 합격함으로써 토마스 교회의 정식 오르간 주자로 취임하게 되었다. 그리고 1945년부터 시작된 안스바하의 바흐 주간 음악제에도 매년 참가하여 지휘자, 오르가니스트, 쳄발로 주자로서 활약했고, 이후 음악감독으로서 명성을 떨쳤다.

칼 리히터는 1951년 라이프찌히를 떠나 서독의 뮌헨으로 옮겨 성 마르코 교회의 오르간 주자가 되었고, 동시에 뮌헨 고등음악학교 오르간과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1953년에는 정식으로 교수 임명을 받았다. 그리고 1956년에는 이 학교의 오르간교수로 취임하였는데, 이 무렵부터 오르간 주자로서의 리히터의 명성이 서방 사회에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그의 연주 활동도 더욱 활발해졌다. 당시 1956년 라이프찌히의 성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로 있던 귄터 라민이 별세하자 그 후임으로 초빙되었으나, 당시 동독의 정치사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또 뮌헨의 일이 다망한 때문도 있어서 취임하지 않았다.

칼 리히터는 1951년 자신이 의도하던 바흐 연주의 실현을 위해, 바흐의 음악에서는 합창을 빼놓을 수 없다는 견지에서 단원을 널리 공모하여 뮌헨 바흐 합창단을 창단하여 그 지휘를 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 합창단은 독일에서도 바흐를 노래하는 제1급의 단체로 급성장하였다.

그러나 리히터는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바흐 합창단을 설립한 동일한 의도로 관현악단을 조직하기로 하였는데, 뮌헨의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극장 관현악단, 뮌헨 필하모니,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세 오케스트라에서 능력 있는 훌륭한 연주가를 모아 1955년 뮌헨 바흐 관현악단을 결성하였다. 이 관현악단도 통일된 특색 있는 연주에 의해 곧 유명하게 되었다.

합창단은 매년 엄격한 오디션에 의해 단원을 보충하면서 상임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관현악단은 일정한 고정 단원에 의하지 않고 인접한 여러 나라에서 방송이나 레코딩 또는 연주회 때마다 뛰어난 주자를 모으게 되어 있다.

그러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리히터의 훈련은 엄격하기만 했다.

리히터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조직했다고 해서 그 지휘에만 전념했던 것이 아니고, 교수로서의 후진 양성과 교회에서의 임무도 다했다. 뿐만 아니라 오르간과 쳄발로의 연주회를 열고 각지에서의 연주 여행도 하는 등, 바흐를 중심으로 한 음악에 정력적이고 헌신적인 봉사를 하였다. 또한 뮌헨과 안스바흐의 바흐 음악제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했으며, 서독 외무성 협조로 수병인 합창단과 관현악단을 이끌고 연주 여행을 하였다. 그러나 다망과 과로 때문인지 1981년 2월 15일 심장발작으로 뮌헨에서 별세하고 말았다.

오르가니스트로서의 칼 리히터는 뚜렷한 개성을 보인다. 그의 해석은 전통적인 바흐관(觀)에 머무르지 않고, 그 자신의 지성을 통하여 재창조한다. 구체적으로 강약의 대비가 상당히 강조되고 냉철한 기운까지 감돈다. 그러면서 프레이징은 정밀한 설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그의 연주는 어떤 경우에도 부드러움과 날씬함을 잃지 않는다. 세세한 배려가 구석구석에 미치고 때로는 아플 만큼 느껴지기도 하는데, 윤기있는 그의 감수성이 그의 연주에 새영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또한 리히터의 오르간과 쳄발로 연주는 악센트와 리듬을 분명히 한 것으로 낭만적인 맛이 있다. 그래서 그의 바흐 연주는 주관성이 강한 연주라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바흐의 정신에 깊이 도달하려고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970년 후반에 들어와서는 기교의 쇠퇴 때문인지 템포의 변동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지휘도 오르간이나 쳄발로의 연주와 공통된 면을 가지고 있어서 화려한 색채를 배격하면서, 서정성과 강한 긴장력을 솜씨있게 배분하고 있다. 그러나 만년에 이르러서는 예전의 격정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고, 또 완고성 때문인지 독창자나 독주자와 잘 협력되지 않는 면도 노출되었다. 이러한 것들은 연주가의 인선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정으로 표출되었다.

지휘자로서의 리히터는 오르간 연주 때의 그 특징 그대로인데, 매우 절도가 바르고 엄숙한 양식이 아름다운 서정과 잘 융합된다. 때로는 템포를 교묘히 유동시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솜씨는 대단히 절묘하다. 그 많은 레코드 가운데서 대표적인 명연반으로는 주로 뮌헨 바흐 관현악단을 지휘한 것들인데, 우선 바흐의 <관현악모음곡 전집>은 바흐 시대의 향기를 소중히 하면서 현대적 감각을 학구적인 자세로 잘 살려낸 명연주다.

거듭 반복해서 들어도 신선한 느낌을 다시 불러일으키는데 그의 젊음에 비해 이미 완벽한 경지에 이른 이 곡의 대표반 중 하나이다. 그리고 헤플리거, 엔겐, 제프리트, 피셔-디스카우를 기용한 옛 녹음인 바흐의 <마태 수난곡>, 슈타더, 퇴퍼, 피셔-디스카우 등에 의한 (모두 아르히프), 야노비츠, 분덜리히 등에 의한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야노비츠, 회프겐, 크라스 등에 의한 헨델의 <메시아> 전곡반, 그리고 수많은 바흐의 <칸타타곡집>, 그리고 모차르트의 <레퀴엠>(텔레푼켄)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굉장한 박력을 가지고 우리의 마음에 다가오는 명연들이다.

쳄발로나 오르간의 레코드는 아주 많지만 <토카타와 푸가>, <환상곡과 푸가> 등 명곡이 담긴 <바흐 오르간 리사이틀 제1~제4집>(그라모폰), 바흐의 <오르간 전집 제1권~제6권>, 자신이 지휘와 독주에 의한 헨델의 <오르간 협주곡집> 전12권 등이 선곡이 좋고 연주도 확고한 손꼽히는 명연반이다.

쳄발로 주자로서의 리히터도 대단히 뛰어난 존재였다. 악곡의 파악이 아주 대담하고 격정이 샘솟는다. 그러나 오르간 연주 때처럼 단려한 자세는 아니다.

쳄발로 주자로서 남긴 레코드로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바흐의 <쳄발로 리사이틀>, 그 자신이 안스바하 주간 실내관현악단을 지휘하면서 독주한 바흐의 <쳄발로 협주곡 제1번>, 플루티스트 니콜레의 연주에 자신이 통주저음을 맡은 바흐의 <플루트 소나타집> 등이 굴지의 명연반이다.

바흐 음악의 해석자로 유명한 칼 리히터는 바흐 음악의 형이상학적인 뜻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합창을 편성할 때에도 전통적인 소년합창단을 쓰지 않고, 소프라노와 알토를 동원하며 대학생 나이의 젊은 여성을 뽑았다. 소년합창단으로는 가사의 뜻을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리히터는 프러시아 스타일의 가혹한 훈련을 하기 때문에 가냘픈 여성들은 피눈물이 날 지경이었지만, "바흐 음악에 절대 필요한 순수하고도 수정처럼 청순한 뜻을 이룩하려면 안이한 태도로는 안됩니다"하고 말하곤 했다. 대부분의 지휘자들은 의 "십자가에 못박혀"를 느린 템포로 슬프게 연주하지만, 리히터는 빠른 템포로 경쾌하고도 우아하게 연주했는데, 그리스도의 죽음보다도 다가올 부활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바흐는 당시 대부분의 곡을 스스로 지휘했기에 다이나믹스나 템포의 세밀한 지시를 스코어에 쓸 필요가 없어서 표정 기호가 적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해석에 따라 훨씬 달라질 수 있다. 어쨌든 칼 리히터는 당대 최고의 바흐 연주자였다.




■ 앨범

01. Bach - Brandenberg Concertos No 1-6, Etc / Karl Richter, et.al
Munich Bach Orchestra,
Karl Richter, Conductor,
Otto Buchner, Manfred Clement, Edgar Shann


02. Bach - Sacred Masterpieces / Karl Richter, Et Al
Munich Bach Orchestra, Munich Bach Choir, Munich Choir Boys,
Karl Richter, Conductor,
Ursula Buckel, Franz Crass, Kieth Engen, Antonia Fahberg,
Dietrich Fischer-Dieskau, Ernst Haefliger, Marga Hoffgen,
Gundula Janowitz, Evelyn Lear, Christa Ludwig, Hermann Prey,
Max Proebstl, Ernst Gerold Schramm, Irmgard Seefried,
Maria Stader, Hertha Topper, Fritz Wunderlich


03. Bach - Magnificat, Cantata No 140 / Richter, Mathis, Stader, Et Al
Munich Bach Orchestra, Munich Bach Choir,
Karl Richter, Conductor,
Dietrich Fischer-Dieskau, Ernst Haefliger, Edith Mathis,
Peter Schreier, Maria Stader, Hertha Topper


04. Bach - St John Passion / Richter, Lear, Topper, Haefliger, et.al
Munich Bach Orchestra, Munich Bach Choir,
Karl Richter, Conductor,
Kieth Engen, Ernst Haefliger, Evelyn Lear,
Hermann Prey, Hertha Topper


05. Handel - Messiah / Richter, Donath, Reynolds, Burrows, Et Al
John Alldis Choir,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Karl Richter, Conductor,
Hedwig Bilgram, Stuart Burrows, Helen Donath, Edgar Krapp,
Donald McIntyre, Anna Reynolds, Gordon Webb


06. Bach - Cantatas BWV 67, 108 & 127 / Karl Richter, Et Al
Munich Bach Choir, Munich State Opera Orchestra Members,
Karl Richter, Conductor,
Lilian Benningsen, Kieth Engen, Antonia Fahberg, Sir Peter Pears


07. Bach - Mass In B Minor / Richter, Fischer-Dieskau, Et Al
Munich Bach Orchestra,
Karl Richter, Conductor,
Kieth Engen, Dietrich Fischer-Dieskau, Maria Stader, Hertha Topper


08. Gluck - Orfeo Ed Euridice / Richter, Fischer-Dieskau, Et Al
Munich Bach Choir, Munich Bach Orchestra,
Karl Richter, Conductor,
Dietrich Fischer-Dieskau, Gundula Janowitz, Edda Moser


09. Handel - Giulio Cesare in Egitto / Richter, Fischer-Dieskau, Et Al
Munich Bach Choir, Munich Bach Orchestra,
Karl Richter, Conductor,
Hermann Baumann, Pierre Thibault, Dietrich Fischer-Dieskau,
Ernst-Gerold Schramm, Franz Crass, Julia Hamari, Michael Schopper,
Peter Schreier, Tatiana Troyanos, Wolfgang Schone


10. Bach - Cantatas BWV 4, 56, 82 / Richter, Fischer-Dieskau, Et Al
Munich Bach Orchestra,
Karl Richter, Conductor,
Dietrich Fischer-Dieskau


11. Bach - Cantatas BWV 4, 56, 82 / Richter, Fischer-Dieskau, Et Al
Munich Bach Choir, Munich Bach Orchestra,
Karl Richter, Conductor,
Dietrich Fischer-Dieskau, Antonia Fahberg, Max Proebstl,
Kieth Engen, Irmgard Seefried, Hertha Topper, Ernst Haefliger

12. Bach - 75 Cantatas / Richter, Et Al
Munich Bach Choir, Munich Bach Orchestra,
Karl Richter, Conductor


13. 13.Bach - Toccata and Fugue: Organ Music / Karl Richter
Karl Richter, Organ


14. 14.Bach - Orgelwerke Vol.1 - Vol.3 / Karl Richter
Karl Richter, Organ


쟈료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