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개요

  프란츠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1828)는 19세기 낭만주의 가곡(Lied)의 창시자로서, 600여 곡이 넘는 그의 가곡은 음악사에 획을 긋는 업적으로 남아 있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음악 또한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두 세트의 즉흥곡집(Impromptus) Op.90(4곡)과 Op.142(4곡)는 독창적인 낭만주의 피아니즘의 표출이라 할 수 있고, 이 두 작품집은 슈베르트가 타계한 해인 1828년에 완성되어졌다.

‘즉흥곡’이라는 타이틀은 작곡자 자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Op.90을 출판한 하슬링거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Op.142는 디아벨리에 의해서 출판되었다). 두 곡에 나타나 있는 작곡 기법의 특징은 슈베르트가 그의 가곡으로부터 영향 받은 듯한 성악적인 요소들이 산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의 피아노 음악에 나타나는 주요 테마들은 성악곡의 선율을 연상케 하는데, 성악가가 프레이즈를 자연스럽게 호흡의 길이에 맞추듯이 피아니스트 또한 멜로디 라인을 아주 유연하면서도 정교하게 프레이즈의 마지막 음까지 음과 음 사이를 잘 이어나가야 하며, 보통 첫 박에 느끼는 메트리칼 악센트는 자제되어져야 한다. 그리고 베토벤의 후기 작품보다 더 높은 음역을 사용하는 것도 눈에 뛴다.

슈베르트의 특징은 노래하는 것인데, 그는 기악곡에 있어서도 그것을 발휘하여, 한없는 선율의 샘에서 솟아나는 아름다운 노래를 종횡으로 사용하는 명곡을 남겼다. 그 중 2번 E♭장조는 쉼이 없는 리듬의 움직임, 넘치는 감정의 솟구침을 가진 곡이다. 중간에 힘차고 매력적인 주제가 나타나고 앞부분이 반복 된 다음 끝을 맺는다.

곡의 구성 및 특징
Op.90 (D.899) 는 1, 2, 3, 4번의 네 곡으로 되어있는데, 슈베르트가 작곡을 끝내고 출판사에 넘길 때에는 4악장으로 된 소나타로 출판되리라 믿었다.그러나 그 당시에는 impromptus, rhapsody, fantasy, prelude, intermeszzo 등의 제목으로 출판되어야 sonata 라고 출판되는 곡들보다 훨씬 아마추어들에게 잘 팔린다는 이유로, 출판사의 마음대로 '즉흥곡'이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아무래도 소나타 보다 즉흥곡이 어감상 더 재밌게 들리고 쉬울 것 같으니까.
그래서 1번, 다단조는 확실한 sonata-allegro 형식을 띄고 있다. 2번은 빠른 오른손의 스케일 때문에, "Etude" 라는 별명을 얻었다. 3번은 소나타의 느린 악장으로 작곡된 건데, G-flat Major라는 흔하지 않은 key때문에, 느린 템포와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들이 배우기 까다로와 하자, 출판사에서는 일방적으로 G Major로 key를 바꿔서(flat 여섯개를 다 지우고) 출판하기도 했다.

아직도 G Major로 된 악보를 가끔 볼 수 있는데, 슈베르트는 곡의 따뜻함이 없어지고 너무 밝고 가벼운 곡으로 변한다며 이 출판사측의 '조바꿈'을 무척 싫어했다. 4번 (A-flat)은 네 곡 중, 가장 즉흥곡다운데, 장조인지 단조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10. No.3. 안단테 Gb 장조 4/2박자, 세도막 형식.
  1주제가 찬송가 느낌을 가지며 종교적인 멜로디이다.
이 곡도 매우 아름다운 곡이다. 이 곡은 틀림없이 한편의 가요적인 작품이다.

소프라노에 나타나는 태평스러운 가락이 훌륭한 화성을 동반해서 노래된다. 중간부도 짐짓 대조적인 것이 아니고, 가락은 아름답게 노래된다. 형식대로 곡은 처음의 부분으로 되돌아와서,다소 변형되어 시종 일관 온화하게 끝을 맺는다. 음넓이조차 육성적인 좁은 음넓이로 국한되고, 그야말로 2중창과 같은 멜로디와 하모니의 로맨스라고 하겠다.  

11. No.2. 알레그로 Eb 장조 3/4 박자, 겹세도막 형식.
  4번과 함께 자주 연주되는 곡으로 셋 잇단음표의 물 흐르는 듯한 레가토로 시작되며 1주제 중간부에 pp의 단조울림은 매우 아름답다. 극적인 2주제로 들어가선 무곡풍의 멜로디가 악센트,페달효과로 격정적이고 다시 1주제를 시작한다. 손댄 곳이 전혀 없이 마치 소나타 3악장의 메뉴에트나 스케르쪼같다.

코다로들어가선 2주제 무곡풍의 멜로디가 상승하여 accel 해서 격정적으로 끝마친다.
오른손이 무궁동으로 셋잇단음표의 패시지를 연주하며 굴러다니면, 왼손이 화음으로 리듬을 짚어 주는 전형적인 즉흥연주의 형태를 취한 곡이다. 이 즉흥적인 부분이 내림G장조(딴이름 한조로 올림F장조)에 도달하면, 거기서 중간부가 널리 알려진 b단조의 사랑스러운 가락에 의해 전개되어 온다.

여기에서도 슈베르트의 화성이 갖는 유연한 자유로움은 선명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곡은 또 내림E장조로 되돌아가서,최초의 부분으로 돌아오는데, 이 곡은 그것만의 세 부분으로 끝나지 않고, 종결하기에 앞서 한번 더 b단조로 바뀌어 중간부의 가락을 회상하고 있다. 그것은 완전한 재현이 아니고 곧 흩어져 버리고, 그대로 짧게 내림e단조로 마친다. 말하자면 코다에 중간부의 가락을 연상시킨 것이라 하겠다. 이 곡은 중간부의 넘치는 듯한 매력으로 널리 일반에게 알려졌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