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파르티타 1번 BWV 825
여섯 개의 파르티타 가운데 오늘날 가장 유명한 파르티타 제1번은 양식과 감각 에서 <프랑스 모음곡>에 가장 가깝다.
가벼운 텍스처, 아담한 규모(<영국 모음곡>과 비슷)의 이 파르티타는 현대의 귀에는 아주 부담 없이 들려, 바흐 당시 사람들이 느꼈던 신선함이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비르투오소 다운 특징도 뚜렷하지 않아, 손가락 움직임이 어렵다는 것이 보통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마지막 지그에서는 마디마다 손이 엇갈리는데, 1726년 당시는 전혀 새로운 테크닉이었다 (바흐와 정확히 동시대를 산 도메니코 스카를라티가 트레이드마크처럼 이 테크닉을 썼는데 스카를라티의 작품은 바흐보다 15년 늦게 나왔다).
이 제1번이 표출하는 신선한 느낌은 샘물처럼 명정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된다.
이 곡을 듣노라면 기분의 상큼한 전환과 솟아오르는 희망의 약동감을 느낄 수 있다. 자잘하게 부서졌다가 다시 모이는 곡의 전개가 마치 아침의 햇살처럼 상쾌한 음악이다. 아기자기하게 표현된 섬세한 곡의 흐름이 마치 떨어지는 빗줄기 처럼 시원하게 전개되며, 각 곡간의 대비감도 탁월하여 음악적으로 조형미가 아름답다. 전6곡 가운데 가장 많이 연주 되는곡이다.
이곡의 내용은
①프레루디엄 ②알레망드 ③쿠랑트 ④사라방드 ⑤미뉴에트1,2 ⑥지그로 구성되어 있다.
곡의 구성
01. 1곡 Praeludium, B flat장조 4/4박자
일반적인 프렐루드와는 달리 푸가 형식으로 진행함. 24마디로 구성된 짧은 곡임.
02. 2곡 Allemande, B flat장조 4/4박자
2부 형식으로 구성되었으며 16분음표의 선율이 중심으로 진행함. 제2부의 마지막 부분에는 반음계적인 특징이 나타남.
03. 3곡 Corrente, B flat장조 3/4박자
셋잇단음으로 빠른 템포로 진행하는 선율을 중심으로 진행하며, 또한 곡 중간에 잠시 종지하는 리듬도 사용됨. 점리듬을 셋잇단음표의 리듬으로 연주함.
04. 4곡 Sarabande, B flat장조 3/4박자
장식음을 사용한 선율과 더불어 화성적인 선율이 사용됨. 사라반드의 일반적인 특징인 2번째 박자에 긴 음표를 두는 것을 충실히 따름.
05. 5곡 Menuett, B flat장조 3/4박자, 제1 미뉴에트와 제2 미뉴에트로 구성됨
제1 미뉴에트는 화성적으로 진행하며 제2 미뉴에트는 뮤제트 형식의 대위법을 사용한 곡임. 전체곡은 제1 미뉴에트 - 제2 미뉴에트 - 제1 미뉴에트로 구성됨.
06. 6곡 Gigue, B flat장조 4/4박자
작곡가의 일반적인 지그는 이탈리아 형식을 충분히 따르지만 이 곡에서는 푸가토 형식을 사용하지 않음. 오른손과 왼손이 교차하는 주법을 사용하는 등 스카를라티(Domenico Scarlatti)의 영향도 받고 있음.
Partita
곡에 관하여
1723년 5월경 성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와 라이프찌히의 주요도시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되면서 1730년전후까지 칸타타,수난곡등의 작곡에 전념하였다. 1730년이후 부터 바흐는 세속음악 연주단체인 콜레지움 무지쿰에 관여하여 건반악기 작품을 창작하는데 정력을 기울이기도 하였다.
이 6개의 파르티타도 이 시기인 [라이프찌히 시대(1723~1750)]의 작품으로,1731년 완결출간 된 클라비어 연습곡 제1권에 들어 있는곡이다. 물론,이작품들은 일시에 출간된 것이 아니라 1726년 이후 부터 시간적 간격을 두고 출판되다가 31년에 한데 묶어 나온 것이다. 이는 당시의 열악한 출판 환경 탓 때문이라고 한다.
어쨌던 1731년에 출간된 6개의 "파르티타"는 "클라비어 연습곡집(Clavierubung book)" 제1부 작품1로서 세상에 나왔다. 겉표지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하여"라고 기재되어있듯이 기분을 전환시키는 상큼함과 약동하는 아름다움은 특별하다.
이 "쳄발로를 위한 6개의 파르티타 (간혹 독일 모음곡이라고 부르기도 함)"는 "영국모음곡"이나 "프랑스모음곡"에 비하여 그만큼 인기가 있지 못해서 연주되는 기회가 적지만, 두 모음곡에서는 따르지 못하는 새로운 시도가 있으며, 파르티타가 갖는 참신성과 높은 정신성은 다른 모음곡은 따를 수 없다 할 것이다.
글쓴이는 파르티타의 아름다움이 위의 두모음곡을 능가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무곡 이외의 곡을 자유로이 배치하여 모음곡의 묘미를 한껏 드높이고 있으며, 음악자체가 표출하는 서정적이고 상쾌한 정감은 투명하디 투명한 바로크 음악 의 진수라고 본다. 요컨데, 이 파르티타6곡은 건반 음악 중에서도 예술성면에서 그아름다움이 탁월하여 프랑스모음곡 (BWV812~817), 영국모음곡(BWV806~811)과 더불어 고도로 양식화된 기악곡의 백미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파르티타의 의미
[파르티타]란 본래 이태리어 "Partita" 로 "변주곡"을 말하는데, 프랑스어인 "Partie"의 "모음곡"과 혼동하게 되어 "모음곡"을 뜻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결국 파르티타란 <모음곡 형식의 실내 소나타>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데,당시의 관례에 따라 표준적 춤곡을 연속적으로 배치하여 사용한다.
기본 춤곡으로는 알레망드,쿠랑트, 사라방드, 지그를 순서대로 배치시킨다. 다만 알레망드 앞엔 전주곡을 부가하고 사라방드와 지그 사이에는 임의의 춤곡을 삽입배치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쳄발로를 위한 파르티타]에서도 알레망드,쿠랑트, 사라방드, 지그를 기본적으로 배치시키고 있다.
다만 제2번 파르티타에서는 지그 대신 카프리치오를 사용하고 있다. 각 파르티타의 제1곡은 프렐류디엄(제1번), 신포니아(제2번), 판타지아(제3번),프랑스풍의서곡(제4번), 프리엠불룸(제5번), 토카타(제6번)를 각각 첫머리에 배치시키고 있으며, 사랑방드 뒤엔 미뉴에트(제1번, 제4번), 론도(제2번), 부를레스카와 스케르초(제3번),템포 디 미뉴에토와 파스피에(제5번),템포 디 가보타(제6번)를 각각 배치시키고 있다.
또한 제4번, 제6번에선 쿠랑트와 사라방드 사이에 아리아를 부가 배치시키고 있다. 바흐는 이렇듯 표준적인 파르티타에 다른곡을 추가 사용하여 고도로 승화된 기악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알면 도움이 될 전제 지식
프레루디엄/신포니아/판타지아/프랑스풍의 서곡/프레 엠불룸/토카타
통상 모음곡의 제1곡을 장식하는 곡으로 주로 프렐류드,프레앰불룸,판타지아,토카타,리체르카레 (바흐음악 중에서 음악의 헌정의 제1곡이 이것을 배치하고 있음) 등이 사용되는데, 이곡들은 모두 형식에 구애받지않는 자유롭고 대채로운 모양새를 가지는 즉흥성을 띠는 곡이다.
이 파르티타에서도 제1번에 사용된 프레 루디엄이나 제2번의 신포니아(이태리 풍의 서곡을 말함)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제4번의 우베르 튀르는 프랑스풍의 서곡을 말한다. 제6번 파르티타의 토카타는 16세기에 유행한 류트나 오르간의 즉흥곡을 말하는데, 바로크이후 건반악기를 위한 곡으로 정착하였다. 한 손으로는 음을 지속시키면서 다른 손으로는 빠르게 즉흥적인 연주를 하는 방식을 취한다.바흐의 [토카타와푸가]를 생각하면 토카타의 특성은 이해가 갈 것이다.
알레망드(Allemande)
4/4박자의 무곡으로 기원은 독일인 듯하나, 일설에는 프랑스라는 주장도 있다.
중후하고 폴리포닉한 수법으로 작곡된 것이 많으며 템포는알레그로와 모데라토사이의 적당한 빠르기의 속도를 지니고 있는 곡이다. 통상 여유롭고 풍요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선율미를 간직하고 있으며, 사려깊은 느낌의 안정된 곡으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리드미컬 하다기보다는 멜로딕한 성격이 특징이며,무곡의 성격을 초월하여 음악자체로 양식화되었으며,어떤 곡들에서는 모음곡 전체의 전주곡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쿠랑트(Courante)
빠른 속도의 춤곡을 말하며 무언극의 구혼의 춤에서 기원했다고 하며, 2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빠른 형식이 특징인 이태리식을 말하고, 다른 하나는 약간 느린 형식의 프랑스식이다. 리드미컬한 느낌이 드는 무곡이다. 프랑스식이 다소 더 대위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 쿠랑트는 상쾌하고 명랑한 느낌의 기분을 고양시키는 선율이 리드미컬하게 전개되는 선율이 아름답다.
사라방드(Sarabande)
사라방드(Sarabande)는 알레망드,쿠랑트 와는 대조적인 성격의 스페인 계통의 무곡이다.
사라방드는 원래의 모습은 외설스런 빠른 형태의 춤곡이었으나, 17세기이후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곡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어 느리고 장중하고 위엄있는 곡으로 되었다.
사라방드는 그당시 알레망드 만큼은 양식화되지 않았지만, 모음곡 중에서 느린 아다지오 악장으로서의 성격을 강조하고 있는듯하다.
지그(Gigue)
지그는16세기경부터 유행하였던 춤곡으로 템포가 빠르고 명랑하고 일관된 특색있는 리듬을 가진 리드믹한 곡이며, 부점리듬을 가진 3박자의 무곡이다. 아일랜드에서 영국을 거쳐 1635년경 프랑스로 전파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부점리듬, 넓은 음정도약, 푸가적인 요소를 띠면서 발전하였고 이태리에서는 빠른 경과구,화성적인 구조를 바탕으로 발전하였다.모음곡의 마지막 곡으로 피날레적 성격이 강하다.모음곡 중 가장 기교적이고 흥겨운 느낌이 든다.
미뉴에트(Menuet)
프랑스어로 작은 스텝이라는 말에서 어원을 찾을수 있다고 전해진다. 귀족적이며 우아한 느낌을 주는 다소 빠른 형태의 3/4박자의 춤곡이다. 원래는 빠른 속도의 민속무곡 이었으나, 그 후 궁정 음악이 되면서 세련되고 우아하게 되었다.19세기에 와서는 느린 형태의 춤곡이 되었다.
부를레스카( Burlesca)
장난스러우며 희극적인 느낌의 곡을 말한다. 기악 부를레스카의 예들로는 바흐의 제3번 파르티타 a단조의 5악장,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브를레스카, 그리고 힐러, 헬러, 펜더레츠키, 레거, 바르톡의 작품 등이 있다.이 부를레스카는 스케르초, 카프리치오,아리아 등과 더불어 춤곡이 아니다.
스케르초( scherzo )
스케르초는 특히 베토벤이 미뉴에트를 대체하여 소나타, 교향곡 등의 제3악장에 채용한 3박자의 쾌활한 형태의 곡이다.
보통은 스케르초-트리오-스케르초의 겹세도막 형식을 취한다. 이후에 쇼팽과 브람스의 피아노곡, 어두운 성격의 스케르초와 서정적인 트리오로 되었다. 바로크 시대에는 경쾌한 오락적인 성악곡을 말하기도 했다.
파스피에(passpied)
빠른 3/8박자 또는 6/8박자의 명랑하고 활발한 무곡이다.
프랑스 궁정에서 유행하였으며 17세기말~18세기의 쳄발로음악, 오케스트라와 쳄발로 모음곡에서 볼 수 있다. 19세기말과 20세기 초 델리브스(Delibes)와 드뷔시(Debussy)는 분산 화음의 반주를 가진 단순한 가락을 위한 곡의 제목으로도 사용하였다.
카프리치오(capriccio)
카프리치오는 기상곡을 말하는데, 작곡가들이 유쾌하고 변덕스런 느낌의 작은 기악곡에 붙인 명칭을 말한다.
바로크시대의 카프리치오는 다른종류의 곡보다 형식의 제약을 덜 받는 자유로운 푸가를 의미 했다고 한다. 카프리치오란 이름이 부가된 바흐의 곡으로는 BWV992(사랑하는 형과의 이별에 붙인 카프리치오 B장조)가 있다.
론도(rondo)
주제부 A 사이에 삽입부 B,C를 끼고 되풀이되는 형식으로, 이 형식은 17세기 프랑스의 클라브생 악파의 롱도(rondeau)에서 발달하여, 18세기에는 독주용 소나타,교향곡,협주곡의 끝악장에 쓰이게 되었다. 또 이 형식으로 독립된 악곡도 있다.
ABA/C/ABA의 형식을 취하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으나, 이 기본형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변형(확대나 생략)도 이루어진다.
이 중간부 C에 중점이 두어져 소나타형식의 전개부처럼 다루어진 것은 론도 소나타형식 이라고 한다. 론도의 초기의 예는 에마누엘 바흐와 크리스티안 바흐, 하이든 등의 소나타에서 볼 수 있다.
빈고전파의 협주곡 끝악장은 거의 이 형식에 따르고 있으며,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끝악장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등 낭만파음악에서는 흔히 자유롭게 변형되고 복잡화되어 있다. 19세기 말부터 한때 쇠퇴했으나, 현대음악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 (백과 사전)
아리아/에어
아리아는 오페라,오라토리오,칸타타 등에서 가창적 성격이 뚜렷한 부분을 말하는데, 대개 독창곡이지만 2중창의 형석을 취하기도 한다. 특히 17세기에는 벨 칸토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으로 18세기 이탈리아에서 성립된 가창법의 일종이다.
극적 표현이나 낭만적인 서정 보다는 음의 아름다움, 매끄러운 울림과 원활한 발성을 중시 하는데, 이탈리아 오페라나 모차르트 오페라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창법을 말함) 의 가창예술로서 발전하게 되었다. 「에르 Air」는 일반적으로 "아리아"라는 이름으로 나타내는 일이 많고 "에어"라는 영어식인 호칭은 별로 쓰여지지 않는 것 같다.
원래는 오페라 등에서 감정을 넣어 부르는 아리아와 같은 것으로 '노래와 같이 아름다운 멜로디' 라는 의미이었으며 17, 18세기의 프랑스에서는 오페레나 발레 속에서 무용의 반주를 위해 만들어진 기악곡 또는 성악곡을 가리켰는데, 18세기 이후 모음곡 속에 도입되어 무곡 이라기보다는 선율적인 요소가 강한 악곡이라는 형태로 쓰여지고 있다. 글 출처 : 블로그:샌이(sktosdl)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