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개설 및 배경
쇼팽은 일생동안 21곡의 피아노 왈츠를 작곡했는데 생전에 출판된 것은 8곡 뿐이다.
왈츠는 대개 춤을 추기 위한 것과 감상을 위한 것이 있는데 쇼팽의 작품은 감상을 위한 것이다. 그 특색은 공상적이며 섬세하고 귀족적인 것으로 고답적(高踏的)인 느낌을 준다.
슈만은 쇼팽의 몸과 마음이 춤추는 왈츠라고 말하며 만약 춤을 춘다면 상대방은 적어도 백작부인이 아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
모든 작품이 시적(詩的)이며 기품이 있고 또 아름답고도 화려한 외형을 구비하고 잇는데 그 밑바닥에는 항상 애수가 잠재되어 있다.
곡의 구성 및 특징
01. 제4번 바장조 Op.34-3(화려한 왈츠)
일명 <고양이 왈츠>라고 하는 이 곡은 1838년에 작곡되었다.
상쾌하고 활기가 있으며 정열로 가득차 있다. 고양이가 갑자기 피아노의 건반에 뛰어올라 이쪽저쪽 돌아다는 것을 보고 작곡하였다는 말도 있는데 빙빙 돌아가는 동작을 그린 것 같다.
02. 제5번 내림 가장조 Op.342
1840년 봄에 작곡된 이 곡은 쇼팽의 왈츠 중에서도 최고봉에 속한다.
무도용과 연주용을 겸한 것으로 아름다운 선율과 화성이 교묘하게 교차된다. 특히 복수 리듬에 의한 멜로디에 신선한 맛이 있다. 닉스는, 춤추는 이들이 가볍게 껴안고, 마치 새들이 둥지를 떠나듯이 사랑스런 암시를 준다고 평했다.
03. 제6번 내림 라장조 Op.64-1(강아지)
1846년에 시작하여 다음 해에 완성된 이 작품은 3곡으로 되어 잇는데 일명 <강아지 왈츠>라 한다.
그의 연인인 조르즈 상드가 강아지 한 마리를 길렀는데 그녀가 나갔다 집에 돌아오면 꼬리를 치며 반겨주었다.
조르즈 상드는 이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해 달라고 부탁하여 이 작품이 쓰였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피아노 소품이다.
04. 제9번 내림 가단조 Op.69-1(고별)
1835년에 작곡되어 1855년 그가 죽은 후에 출판된 이 곡은 속칭 <이별의 왈츠>라고 부른다.
1835년 여름에 쇼팽은 카를르스바트에서 정양하고 있는 부모를 만나기 위해 파리를 떠났다. 돌아오던 길에 드레스덴에 있는 옛 친지인 보진스키 백작을 방문했다. 그 집에 19세의 마리아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에게 마음이 쏠린 쇼팽이 결혼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하고 말았다. 쇼팽은 이 추억의 왈츠를 작곡하여 그녀에게 보냈다.
실연당한 것은 작곡한 후였기 때문에 곡이 밝고 우아하며 매력적이다. 마리아는 이 곡을 <이별의 왈츠>라 하여 오랫동안 귀중하게 다루었다고 한다.
05. 제7번 올림 가단조 Op.64-2
1847년에 출판된 이 곡은 그의 개성과 국민성이 표현된 작품이다.
리듬이 마주르카에 가까운 왈츠풍의 서정시이다. 육체적으로 병고에 시달리던 그는 정신면에도 슬픈 표정이 나타나 작품에 반영되었다.
06. 제11번 내림 사장조 Op.70-1
Op.70에는 3개의 왈츠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 곡이 1833년, 제2번의 f단조가 1841, 제3번의 내림 라장조가 1829년으로 각각 작곡 연대가 다른데, 쇼팽이 죽은 후 1855년에 Op.70으로서<3개의 왈츠>라는 제명하에 정리되어 출판되었으며 모두 헌사(獻辭)가 있다.
이 왈츠는 중간부를 가진 3부 형식으로 너무 쇼팽적이 아니라는 느낌도 든다.
몰토 비바체라고 된 초초의 왈츠는 풍부한 울림을 들려주어 화려하게 표현되고 있다. 중간부의 왈츠는 점리듬을 재료로 한 것으로 전후의 주요 악절보다 길게 되어 있어 약간 장황한 느낌이다. 메노 못소라는 템포는 약간 느리게 된다. 민속적인 냄새도 강하다.
07. 제10번 나단조 Op.69-2)
1829년 작품이다. 폴란드에 살고 있을 때 작곡한 것인 만큼 후기의 왈츠와 같은 전아함은 적고 오히려 마주르카에 가까운 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애수가 담긴 서정적인 선율은 틀림없이 쇼팽의 것이며 단순한 서법이면서도 이 곡을 구성하는 3개의 왈츠가 모두 개성이 뚜렷하여 그것이 전체적인 조화 중에 마무리되고 있어 솔직한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다.
08. 제14번 마단조 KKlVa-13 (Posth.)
1827년 작곡. 쇼팽의 스승 요제프 엘스너의 딸 에밀리의 앨범에서 발견 되었다.
이 왈츠는 쇼팽의 작곡 선생인 유제프 엘스너의 딸 에밀리 엘스너가 소장한 악보 철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악보 철에는 Eb장조 왈츠(KKlVa-14)도 포함되어 있었다. 쇼팽의 왈츠 중 유일하게 3/8박자를 취하고 있다. 작곡은 1827년경. 출판은 1902년.
09. 제3번 가단조 Op.34-2
≪화려한 왈츠≫ 1831년 작곡. 이 곡을 보통 [화려한]이란 말을 생략하여 부르기도 하는데, 그것은 이 곡이 가지고 있는 슬픈 선율 때문이다.
이 작품은 쇼팽의 왈츠 중에서 가장 왈츠답지 않은 음울하고 내성적인 곡이다. 유쾌하고 화려한 본래의 왈츠와는 상반된 작품이다. 따라서 ≪화려한 왈츠≫의 한 곡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 어색하다. 쇼팽이 빈에 나와서 바르샤바 침공 소식을 들었을 무렵에 쓰인 것이므로 아마도 고국에 대한 감정이 녹아 있을 터이다. 작곡은 1831년. 빈. 출판은 1838년. G.디브리 남작 부인에게 헌정되었다.
10. 제8번 내림 가장조 Op.64-3
기쁨이 넘치는 아름다운 곡으로 1847년에 작곡되었다.
위의 OP 64 - 1, 64 - 2와 같은 해에 만든 작품이지만, 이 세 작품 중에서는 내용적으로 약간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는 이 곡이 잘 못 만든 곡이라는 것이 아니라, 앞의 왈츠들과 연결적인 왈츠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조그만 변화 외에는 이 곡만의 특징이 없어서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이 왈츠 자체에는 명랑하고 부드러움이 들어 있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그리고 이 곡 전체는 ≪강아지 왈츠≫와 같이 중간부를 가진 세 도막 형식을 취한다.
11. 제12번 바단조 Op.70-2
1841년 작곡. 대단히 달콤하고 감상성이 넘치는 선율로 가득하다.
이 곡은 감미롭고 감상에 젖은 선율이 넘쳐흐른다. 그러나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긴밀성이 부족한 편이다.
ABAB 형을 취하는 두 도막 형식에 의하고 있는데, 쇼팽다운 고귀하고 전아한 양식이 보이며 도회적인 센스에 넘친 작품이다. 작곡은 1841년(?). 출판은 1855년.
12. 제13번 내림 라장조 Op.70-3
1829년 작곡. 청춘의 동경을 그린 감미로움이 넘쳐흐르고 있다.
바르샤바 시절에 젊은 쇼팽이 첫사랑인 콘스탄치아 그와트코프스카를 그리면서 작곡한, 청춘의 동경으로 가득 찬 감미로운 곡으로, 모든 것이 발랄하다. 작품 70에 담겨진 세 곡 중에서는 가장 걸출한 음악이라는 느낌이 든다. 훗날의 발전을 암시하는 악상으로 가득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친구 보이체호프스키에게 보낸 쇼팽의 편지 한 구절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지금 자네에게 보내는 이 왈츠는 애인을 그리워하며 오늘 아침에 작곡한 것이야.
표시한 곳을 주의 깊게 보길 바라네. 이건 자네 외에는 아무도 몰라. 이 신작을 피아노로 쳐서 자네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곡은 1829년 10월. 출판은 1855년.
13. 제1번 내림 마장조 Op.18(화려한 대왈츠)
≪화려한 대왈츠≫ 쇼팽의 왈츠 중에서 최초로 출판된 곡이다. 1831년에 작곡되었다.
쇼팽의 모든 왈츠곡 중에서 가장 화려하며 실제로 무곡다운 리듬을 가지고 있다. 슈만은 이 곡에 대해 <육체와 마음이 춤추는 왈츠>라고 말한 바 있다.
쇼팽 생전에 맨 처음 출판되었던 왈츠이다. 내용을 암시한 ≪화려한 대 왈츠≫라는 명칭이 일반 음악 애호가에게 친근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그의 이런 종류의 작품 중에서는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다. 다만 Ab 장조의 화려한 왈츠보다는 이 작품이 내용과 형식에 있어 종래의 일반적인 왈츠가 가진 정형의 틀에 여전히 얽매여 있다고 하겠다.
그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곡은 쇼팽의 왈츠 중 가장 화려하고 경쾌한 곡이며, 또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무도곡이다.
따라서 쇼팽은 이 곡에 대해
"나의 몸과 마음이 춤추는 왈츠" , "춤추는 사람을 그 파도 속으로 점점 깊이 끌고 들어간다"라고 했다. 간결하면서도 무도회의 기분을 잘 표현했으며, 왈츠의 리듬과 선율이 명백하고 원활한 작품이다. 작곡은 1831년, 빈이라고 알려져 왔는데, 최근에는 1833년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출판은 1834년, 로라 호스워드에게 헌정되었다.
14. 제2번 내림 가장조 Op.34-1(화려한 왈츠)
1835년 9월에 작곡된 이 곡은 3개의 <화려한 왈츠>로 되어 있다.
실용적인 무도곡의 요소가 포함된 이 곡ㅇㄴ 무도회장에서 즉흥적으로 작곡된 것 같다. 슈만은 말하기를 ‘서주의 쾌속함은 무엇에 비기랴, 또 계속되는 무도의 기분은 정말 잘 표현되었다. 이 곡을 들으면 춤추며 돌아가는 운동을 연상할 수 있다’라고 격찬했다.
글 출처 : 클래식 명곡 대사전(이성삼. 세광음악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