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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향림(1921년 ~ 1946년)
박향림은 본명이 박억별이며 1921년 함경북도 주을에서 출생, 원산 룻시 여고를 중퇴하였다. 술집 [무산옥]의 딸이었다고 한다.

1937년 가을 태평 레코드에서 '박정림'이란 예명으로 [청춘 극장], [써~커스 껄]로 데뷔,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었다.

가수를 지망하던 그녀는 처음에는 오케 레코드를 희망하였다. 오케 그랜드쇼단이 주을 온천에 머물고 있을 때 오케 문예부장 이철을 찾아가 가수로 발탁해 줄 것을 간청하였다. 이 때 이름은 박정림이었다고 한다. 그녀의 꿈은 '일류 가수가 되어 어머님을 편히 모시고 효도하는 게 소원'이었다.

그녀는 테스트 삼아 박시춘의 트렘펫 반주로 노래를 불렀다. 박시춘은 그 때 사정을 1978년 한국일보에 연재된 <나의 이력서>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작곡가 입장에서 본 박양은 장래성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李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서울에 오는 길이 있으면 다시 테스트해 보자"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경성에 도착한지 며칠 후 박양이 OK 헤코드를 창아왔다. 재차 테스트했다. 노래를 들으면서 李는 역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노래가 끝나자 그는 그의 의견을 물었다. 그러나 얼른 답이 나오지 않아서 '글쎄요'하고 말았다.

여관에서 며칠을 묵으며 희소식을 기다리던 박양은 소식이 없자 태평레코드사를 찾아갔다. -중략- 그녀의 첫 취입곡은 <청춘 극장>. 이 노래는 선풍적 인기를 얻어 그녀를 거부한 李를 놀라게 했다. '어때요 내 귀가 틀림 없었죠?' 그가 실수를 지적하지 李는 말문을 열지 못했다.
<청춘 극장>의 성공에 놀란 오케는 그녀를 수없이 찾아가 전속 가수로 맞아들이고 싶다고 교섭하였으나 그녀는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연지찍고 곤지찍고>, <고향의 녹야> 등을 낸 후 울금향과 함께 콜럼비아 레코드로 옮겼다. 당시 태평은 곤경에 처해 있던 모양으로 1937년 8월 신보 후 1년 동안 동아일보 지상에서는 광고를 찾아볼 수 없다.

그녀는 1938년 콜럼비아 2월 신보에서 [박향림]이란 예명으로 <사랑주고 병 샀네>와 김해송과의 듀엣곡 <전화 일기>로 재데뷔하였다. 이어 3월에는 <그늘에 피는 천사>와 김해송과의슈엣곡 <봄 사건>, 4월에는 이 5곡을 '명화(名花) 박향림의 무적반(無敵盤)'이라고 소개한 광고가 나왔다. 이어 <기생이여 우지마라>, <부서진 징이거늘>을 낸 그녀는 6월의 특별 임시 발매에서 폴카 조의 <찻집 아가씨>(김송규 작곡)와 <선창에 울러 왔다>(박영호 작사, 김송규 작곡)를 내어 또한 이트하였다.

당대의 인기 가수가 된 박향림은 이어 그 해 8월 신보에서 남일연-신화춘과의 트리오로 <타국의 여인숙>을 낸 후 <눈물의 금강환>, <국곡간장>, <인생 주막>, <항구에서 항구로>, <오빠는 풍각쟁이>, <희망 부르스> 등 계속해서 신곡을 내어 콜럼비아의 달러박스 스타가 되었다.

그해 말 그녀는 [박정림]이란 예명으로 다시 태평으로 복귀하게 된다. 1938년 12월말 재생된 태평의 제1회 신보인, 1939년 정월 신보에서 그녀는 <울고 넘은 무산령>을 내어 히트하였다. 이어 2월 신보에서는 <봄 신문>, 3월 신보에서 <막간 아가씨>(박영호 작사 이재호 작곡)을 내었다. <막간 아가씨>는 그의 대표곡 중의 하나이다. 그 후 <울어라 퐁퐁선>, <청춘 다방> 등을 내었다.

그녀는 거듭되는 요청에 응하여 드디어 오케에 입사하였다. 오케에서의 첫 취입곡은 조명암 작사, 김해송 작곡의 <코스모스 탄식>, <순정 특급>이었다. 그해 12월 18일 신문에 난 '특별 임시 발매' 광고에서는 '세기의 가희, 순정의 여의(麗姬), 박향림양 오케 전속 제1작'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오케에서의 첫 걸음을 히트로 장식한 박향림은 이어서 <쓸쓸한 여관방>, <비에 젖은 화물선>, <요즈음 찻집>, <해저문 황포강> 등의 인기곡을 내었고 또 조선 악극단의 중심 멤버로서 활약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1946년 젊어서 요절하였다. 그녀의 죽음을 애석해한 무궁화 악극단의 최남용은 그해 7월 19일부터 동양 극장에서 '고 박향림 추도 공연'을 가졌으며 최남용, 왕숙량, 김연실, 최선, 이인근을 비롯하여 김대봉, 최광옥, 윤란성, 잔방일, 이몽녀 그리고 전(前) 각사 레코드 가수가 다수 특별 출연하였다. 추도사는 박영호가 낭독하였다.

글 출처 : 앨범 Review